민심에서 이겼지만 당심에서 진 홍준표… 과연 사실일까?


경선 결과 발표 이후 홍준표가 올린 글이다.
국민 여론에서는 자기가 더 많은 표를 받았지만 민심과 거꾸로간 당심 때문에 졌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자기는 호남에서도 지지받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걸 보고 홍준표에게 확장성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연 사실일까?


아침에 쓴 글에서 말했었지만,


이재명 지지자들은 홍준표 지지자인척 하며 윤석열을 까고 홍준표를 밀어왔다.
왜일까?


중앙선관위에 올라온 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먼저 성별과 연령, 지역을 물어본다.


그리고 문재인의 국정수행평가와 정치성향을 물어보고,


어느 당인지를 물어본 뒤,


그 뒤에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고 물어본다.
이 결과가 굉장히 충격적인데,


일단 윤석열 29.6%, 홍준표 24.2%가 나온다.
여기까진 뭐 큰 의미가 없다.
저 수치야 뭐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거고 홍준표가 이기는 조사도 많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저 수치들이 뭘로 구성되어있느냐다.


대구 경북에서는 윤석열 지지율이 49%, 홍준표 지지율이 21.7%다.
그런데 놀랍게도 호남에서 홍준표의 지지율이 32.4%나 나온다.
전라도에서 홍준표를 지지한다고? ㅋㅋㅋ 32.4%나?
여기까지는 뭐 홍준표가 확장성 있는 후보라고 어거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는 어거지조차 먹히지 않게 된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밝힌 사람들의 32.5%가 홍준표를 지지하고 열린민주당 사람들은 무려 44.3%를 지지한다.
참고로 자기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밝힌 사람들 중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은 7% 밖에 되지 않고 열린민주당 사람의 윤석열 지지율은 0%다.


문재인이 잘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홍준표 지지율은 34.2%, 같은 사람들 중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은 2.8%밖에 안 된다.
이재명 지지자들 중 국민의힘 후보로 윤석열이 괜찮다고 하는 사람은 7%이며 홍준표가 괜찮다는 사람들은 39.5%이다.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전라도, 대깨문, 민주당원, 이재명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후보로 홍준표가 나오길 강렬하게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이 여론조사에서는 홍준표를 뽑았지만 실전 대선 때도 홍준표를 뽑을까?
전라도, 대깨문, 민주당원, 이재명 지지자들은 당연히 이재명을 뽑는다.
다만 이재명이 상대하기엔 윤석열이 더 힘드니 좆밥후보인 홍준표가 나오길 바라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저렇게 대답하고 네이버 뉴스에서도 저렇게 댓글을 단 것이다.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보수 후보 중 압도적으로 윤석열을 선택했다.
홍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사람들 중 57.2%는 놀랍게도 민주당 정권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민주당 정권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실전 대선에서 홍준표를 뽑겠냐?


또다른 여론조사 결과다.
이재명 지지자들 중 국민의힘 후보로 홍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사람은 43.1%, 윤석열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사람은 7.6% 밖에 되지 않는다.


또다른 표다.
홍준표를 지지하는 가장 많은 부류들은 전라도에 살며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실전 대선에서 홍준표를 뽑겠냐고.


그리고 또다른 충격적인 결과.
과반의 사람들이 조민의 의전원 입학취소 결정을 잘했다고 판단한다.
물론 30% 정도의 진성 대깨문들도 있기 마련이지.


충격 그 자체.
홍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 60%가 조민의 입학취소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대깨문들이었다.
윤석열의 8.8%와 너무나도 비교되는 수치.


전라도, 대깨문, 조국수호, 민주당원, 이재명 지지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는 홍준표가 확장성이 있어서 그랬을까?
아니다. 저쪽 사람들로부터 윤석열보다 훨씬 쉬운 좆밥후보라는 판단이 되었기에 역선택으로 여론조사에서 크게 힘을 받았을 뿐이다.
홍준표는 여론조사에서 이긴 걸 자랑스러워해야할 게 아니라 개좆밥으로 낙인 찍힌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한다.
내가 이걸 어떻게 이렇게 잘 아냐고?

 


실제로 내가 9월달에 썼던 글이다. 나도 역선택으로 이낙연 밀었었거든.
저랬지만 만약 이낙연이 후보로 결정되는 순간부터 바로 통수치고 국민의힘 대선후보 밀었을 거임.
저기서 이낙연이 홍준표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홍준표는 한번도 민심을 얻은 적이 없다.
얻은적이 있다면 그건 국민의 마음이 아니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실제로는 홍준표를 찍지 않을 민주당원의 마음일테고,